‘잘 만들어진 맥주 한 잔은 사람과 사람을 잇는 일을 실현해주는 훌륭한 수단'이라고 생각해요. 호피홀리데이를 통해 우연히 수제맥주 양조를 접하신 분들은 다채로운 재료의 풍미와 색깔을 표현할 수 있는 맥주의 매력에 푹 빠지죠. 그리고 자신이 만든 맥주를 소중한 분과 나눌 수 있는 기쁨에 다시 한번 감탄하죠.
맥주 한 잔, 그것은 자신만의 가치와 행복의 한 조각을 지켜내는 일이기도 해요.
한국의 도농교류는 도시와 농촌의 인적교류와 농림수산물 등의 상품, 생활체험·휴양서비스·정보 또는 문화 등의 상호교류를 목적으로 출발했습니다. 1988년 농·소·정 사업을 시작으로 몇 년의 준비를 거쳐 2002년 녹색농촌체험마을사업이 추진되면서 농촌관광이 본격화되었습니다. 정부는 그동안 농어촌 지역경졔 활성화와 농어가 소득 증대를 이해 도농교류 및 체험관광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 확충·제도적 기틀을 중점적으로 추진해왔습니다.
농어촌 체험·휴양기반 시설 확충, 농촌유학사업, 기업마을 결연 일손돕기, 농산물 직거래 등 유의미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체험시설 및 서비스의 질적 수준 미흡, 품질관리·정보공유의 부족으로 성장의 한계에 부딪힙니다. 또한 저출생·고령화문제, 국각균형발전 등의 시대적 여건이 달라지고 있어 새로운 해법이 요구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접고 창업을 준비할 적당한 도시를 물색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지방 홉(hop) 축제에 참여했다가 의성에서 홉농사를 짓는 ‘홉이든’농장 부부와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홉을 국산으로 그리고 신선한 제철 생홉을 쓴다면 분명 특별하고 다양한 맥주를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인구감소에 따른 지역소멸과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북 의성군의 다양한 청년 정책에 힘을 얻어 의성에서 새로운 인생을 그려보기로 했습니다. 버스터미널이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의성군 안계면에서 시골집을 개조하여 맥주공방 겸 펍인 ‘호피홀리데이’을 시작하게 됩니다.
문화와 먹거리에 갈증을 느끼는 지역민에게는 사랑스런 공간으로, 의성을 찾는 청년에게는 쉼터로, 가까운 경상도부터 멀리 수도권, 심지어 미국, 캐나다, 일본에서까지 수제맥주 양조라는 색다른 경험을 위해 공방이 있는 시골을 찾게 됩니다.
지역문제 해결의 대안이자 도농교류의 성공사례로 주목받게 됩니다.
호피홀리데이(Hoppy holiday)의 ‘맥주에 푹 빠져 휴식을 즐긴다’는 의미입니다. 지역농산물인 복숭아, 딸기, 허브 등을 이용한 ‘팜투브루잉(farm to brewing)’은 농촌에 있는 수제맥주 공방만이 할 수 있는 특별한 선물입니다. 매년 7월 싱그러운 홉밭에서 개최되는 페스티벌은 다양한 사람들을 서로 이어주며, 방금 수확한 싱싱한 홉을 사용하는 홈브루잉 수업은 일년에 한 번 밖에 할 수 없는 경험입니다.
2022년 1월 출시된 국산 캐시미어 홉을 사용한 맥주 ‘의성라거(Uiseong Lager)’는 완판을 기록하는 성공적 결과를 낳았고, 지난 7월에 출시한 두 번 째 배치는 판매 하루 만에 매진되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지금 운영 중인 공방을 발판삼아 양조장 설립을 향해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가치를 마시고 경험을 나눌 준비가 되셨나요?‘
지역에서의 창업을 결정한 이래로 ‘왜 그렇게 까지? 무엇을 더? 자신있어?’라는 질문들이 종종(또는 자주) 따라오곤 합니다.해 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결과에 대한 부정적인 우려보다는, 긍정적인 결과를 위해 해야 할 이유와 해낼 방법을 계속해서 찾는 것. 그것이 저에게 다음 스텝을 지속하게 하는 유일한 이유입니다. 3년전 호피홀리데이 창업을 준비하며 맥주재료 순수국산화에 대한 고민을 기록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창업 3년차에 접어들어서야 시골마을 작은 공방으로써 할 수 있는 만큼의 작은 첫 걸음을 겨우 떼었고, 이전과 비교 해 보았을 때 작지만 확실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피부로 느낍니다. 앞서 유통된 의성라거를 사랑해 주신 모든 소비자분들, 쇼미더홉 축제를 함께 즐겨주신 모든 참여자분들, 생홉양조를 경험하기 위해 의성을 방문해 주신 모든 호홀러분들, 국산홉 활용 맥주 상업화를 실현시켜주신 브루어리 분들.
각자의 방법으로 응원을 띄워주시는 모든 분들 덕분에 한국의 크래프트 비어 시장과 국산재료 시장은 미미하지만 분명히 발전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국산홉을 사용한 맥주가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국산홉이 사용된다는 점에서 가치를 담은 또 한번의 도전이 국내 크래프트시장에 띄워집니다. 어렵지만 꾸준히 국산홉의 명맥을 이어가주시는 홉이든 농부님들의 땀과 노고가 크래프트비어를 사랑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온전히 닿을 수 있도록. 툼브로이 브루어 분들의 손길을 통해 한 병의 맥주로 실현됩니다.
국산홉 쇼미더프레시홉을 즐기시는 모든 분들께 단순히 한 잔의 맥주를 마시는 순간의 즐거움이 아닌 자신만의 가치와 행복의 한 조각을 지켜내는 하루하루가 이어지시길 응원합니다. Have a Hoppy Holiday !